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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Books

(책) 마키아벨리 - 군주론

by 우프 2014.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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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식지않는 인문고전의 열기에 편승하고자 이리저리 고르다가 군주론을 택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키아벨리'라고 하면 '군주론'을 공식처럼 떠올리고,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으로 강력한 군주를 주장했다는 정도만 알고있다. 나의 경우도 익숙한 이름 '마키아벨리'와 '군주론'만 알고 있을 뿐 그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해 지식의 부끄러움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고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군주론, 이탈리아어로 IL PRINCIPE라고 되어있는데, 영어로는 제목이 무엇인가 찾아봤더니, 놀랍게도 The Prince이었다. prince라면 왕자로만 알고 있는데, 군주라니.. 영어사전을 찾아보니 첫번째 의미는 왕자, 두번째 의미로 (제왕에 예속된 소국의) 군주, 여섯번째 의미로 The Prince를 아예 군주론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너무나 당연하게 '왕자'라는 한가지 의미로만 알고 있던 영어단어가 군주라니, 책의 제목부터 나에게 모욕감을 줬던 것 같다.


군주론이라고 해서 군주가 갖추어야할 자격이나 역할 등을 정리했거니 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당시의 메디치가의 군주에게 자신의 역량을 뽑낼 요량으로 군주론을 집필하고 그 책을 바쳤다. 마키아벨리는 위대한 사람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히스토리를 알게되고는 왠지 마키아벨리가 속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군주론을 읽으면서 수백년전의 사람이 적은 이 책이 왜 아직까지도 현대의 사람들에게도 널리 읽혀지는 소위말하는 고전인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군주론이 현대의 리더쉽과는 거리가 많지만, 여전히 군주론으로 부터 리더나 정치인들이 곰곰히 생각해볼 내용들이 무척 많다고 생각된다. 

 

첫번째로,  근현대의 독재자들의 행동양식이나 저질렀던 부정들이 어쩌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상당히 참고하지 않았나고 할 정도로 유사하게 느껴졌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마키아벨리즘이 바로 독재자들의 정당성 및 존립성을 위해 "어지러운 사회상황에서는 전체 사회 발전을 위해 조금의 독재는 필수불가결하고 정당하다."라는 논리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소위말하는 개혁(새로운 형태를 제도를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이유로 구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던 모든 사람들이 개혁자에게 적대적이 되는 반면, 새로운 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게 될 사람들은 기껏해야 미온적인 지지자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명쾌하게 해설하였다. 변화에 반대하던 세력들은 언제나 전력을 다해 공격하는 반면, 개혁의 잠재적 수혜자들은 자신들의 눈으로 확고한 결과를 직접 보기 전까지는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지지자들은 반신반의하며 행동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개혁에 대한 힘이 가시적인 성과를 낳기까지 꾸준한 원동력을 얻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마키아벨리는 결국 개혁이 성공하기위해서는 개혁자들은 강력한 무력(권력)을 보유하여 힘으로라도 개혁을 밀어부칠 수 있게끔 강제해야만 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개혁과 관련된 장을 읽으면서 문듯 소위말하는 우리나라의 진보세력이 국민의 지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도 이 것으로 어느정도 설명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엄청난 인기로 대통령이 된 후 임기중에 국민들에게 박한 평가를 받은 것이 이러한 요소들이 많지 않았을까?

 

마지막으로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결과를 위해서는 악덕한 짓도 필요하다는 논리를 펼친 마키아벨리이지만 신민들의 재산과 부녀자를 강탈하는 것만큼은 피해야한다는 최소한의 금기사항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저자 :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역자: 강정인 외 , 김경희 , 강정인 옮김 

출판사 : 까치 | 2012.01.05

책소개 : 군주론 이탈리아 원전 번역판 출간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의 정치사상을 담은『군주론』개역본. 마키아벨리는 공화제를 동경하면서도 분열과 혼란이 계속되는 이탈리아를 위해서 군주의 권력에 기대를 걸었고 군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권력뿐이며 종교나 도덕에 구애됨 없이 어떠한 모략을 사용해도 좋다는 현실주의적 정치 이론을 전개했다. 

이번《군주론》은 마키아벨리 전공학자들이 이탈리아 원본을 가지고 번역한 것에 의의를 두고 있으며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좀 더 직접적으로 살펴보고 군주가 지녀야 할 태도와 도덕관념을 통해 정치에서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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