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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Books

(책) 대통령의 글쓰기

by 우프 2017.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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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지은이) / 메디치미디어 / 2014-02-25

책소개

청와대에서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던 저자가 8년간 두 대통령에게서 직접 보고, 듣고, 배운 ‘말과 글’에 관한 최초의 책. 대우그룹 회장과 효성그룹 회장의 연설문도 작성했던 저자 강원국은 한국의 정치와 경제 분야 ‘거인’들의 연설문을 책임져 왔다. 연설문의 ‘달인’인 저자는 그간에 온몸으로 체득한 글쓰기 비법을 40가지로 정리했다. 

대부분의 글쓰기 책들이 설명과 예문으로 이루어진 반면에, <대통령의 글쓰기>는 저자가 겪은 독특하고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쓰기 비법이 기억에 남게 된다.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대통령의 무수한 문장들, 위기의 순간에 발표한 연설문에 얽힌 일화들이 담겨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직원들에게 항상 수준 높은 글쓰기를 요구했고, 그러한 결과물로 예전에 출판된 '대통령의 보고서'라는 책은 6년전 즘 1장 내외의 보고서를 자주 작성해야했던 나에게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러한 경험이 쉽게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을 구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정작 이 책을 구입 후 한 2년간 이런저런 바쁘다는 핑계로 책장에만 꼽아놓다 최근 꺼내 읽었다. 


글쓰기는 20대부터 나에게 부끄러움을 주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였다. 대학 때 비슷한 나이또래의 학우들이 학교 게시판에 올린 장문의 토론글들을 보면서 부끄러움을 느꼈고, 그러한 글에 댓글 한 줄도 제대로 작성하기 어려워하는 나를 보며 스스로가 더욱 부끄러웠다. 그 후 우연히 접한 유시민이 대학때 적었다는 항소이유서를 보고서는 그야말로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의 나와 비슷한 나이였을 때 적었을 유시민의 글은 나라면 감히 한글자도 적지 못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도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지만, 내가 흥미를 가진 주제에 대해 포스팅하면 글쓰기 능력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가장 컸었다. 그리 열심히 하는 블로그활동이 아니라 그런지 나의 글쓰기가 과연 늘었을까 생각해보면 아직도 물음표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연설문을 작성하는데 있어서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밝히면서 설명하기 어려운 글쓰기 방법을 비교적 재미있게 풀어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연설문 작성이 주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사실 나에게 그리 와닿지는 않았다. 목차를 정해놓고 보고서나 논문을 적는 나에게 연설문의 형식은 매우 낯설기 때문이다. 대신, 이 책을 통해서 대통령의 연설문은 대통령의 생각부터 철학까지 토씨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게 작성된 것으로 이제는 대통령의 연설을 가벼이 넘길 수 없을 것 같다.


자신의 연설문을 허술한 지인에게 유출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감정표현을 자문했다는 현재의 대통령을 가진 상황에서, 이 책을 통해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은 "리더는 글을 자기가 써야 한다. 자기의 생각을 써야 한다. 글은 역사에 남는다. 다른 사람이 쓴 연설문을 낭독하고, 미사여구를 모아만든 연설문을 자기 것인 양 역사에 남기는 것은 잘못이다. 부족하더라도 자기가 써야 한다.", "연설문을 직접 쓰지 못하면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흡사 2017년 2월 대한민국의 어려움은 전직 대통령들이 말한 연설문을 직접 작성하지도 못하는 자를 리더로 만든 국민이 초래한 것이라는 말인 듯하다. 

김대중 대통령이야 내가 고등학교 당시 대통령으로 당선된 분으로 그분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상당한 명연설가였다고 들었다. 반면에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2002년 대통령 선거를 몸소 겪으며 많은 감동을 받았었다. 여러 명연설중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해서 이번 책을 읽고 오랜만에 다시 찾아본 연설은 2001년 12월 민주당 상임고문이었던 노대통령이 서울후원회 행사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 아래의 연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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