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예수전 - 김규항

예수전 (양장)
김규항 저 | 돌베개 | 200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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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씨가 낸 '후불제 민주주의'를 읽고 책에 있던 엽서를 보니 출판사에 엽서를 보내면 사은품을 준다는 말에 혹해서 혹시나 해서 보냈더니
덜컥 나온지 얼마안된 김규항의 '예수전'이란 책을 보내줘서 읽게 되었다.
기독교를 좋아하지 않은 나의 입장에서 사실 공짜로 얻은 것이라서 읽은 것이지 평소같으면 절대 읽지 않을 책이였다. 하지만 이왕이렇게 받았으니... 김규항이 말하는 예수가 어떤 사람인지 한번 읽어 보고 싶었다. 사실 'B급 좌파'로 유명세를 탄 작가였기에 한국의 교회에 대한 숭배는 없을 것이라는 기대는 있었기에 읽을 수 있었다.

전체적인 내용은 '마르코 복음'의 글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김규항 나름의 설명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마르코 복음의 내용중 예수는 예루살렘으로 들어가 성전을 보고 강도들의 소굴이 되었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이를 김규항이 해설하는 것과 같이 오늘날 한국의교회를 보고 예수가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교회가 교회가 아니라 교회를 가장한 상점 또는 기업이라면, 그것은 비판과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부인의 대상일 뿐이라고 분명히 말한다.

재미있는 대목으로 예수에 관한 가장 흔한 오해가 무조건적인 용서를 설파했고 그 예가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도 갖다 대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은 무기력한 순응이 아닌 저항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오른손은 '바른손'을 의미하며, 오른뺨을 때리는 것은 손바닥이 아닌 손등으로 때렸다는 것으로 이는 유다 사회에서 하잖은 상대를 모욕할 때 사용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모욕당한 사람에게 예수는 '왼뺨도 갖다 대라'고 말하는 것은 '나는 너와 다름없는 존엄한 인간이다. 자 , 다시 제대로 때려라'하고 조용히 외치라는 것이다. 즉, 무조건적으로 용서하고 순응하라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단호하게 저항하라, 불복종을 선언하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그런 의미로 예수가 말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예를 통해서 보면 성서라는 것이 자기 입맛에 맞게 해석하기 아주 용이한 도구라는 생각도 든다.

김규항이 말하는 예수의 사랑은 자선이나 적선의 형태는 예수가 말한 이웃 사랑이 아니라고 한다. 예수가 말한 이웃사랑은 예수의 말 그래도 '이웃을 나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으로 나와 남의 경계를 허물어 '내 것'을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이 것이 사회주의와 다를 게 먼가라고 생각한 찰나... (진정한 할렐루야들은 좌빨이구만 이라고 피식 웃는 순간) 김규항은 진정한 기독교인은 '선량한 자본주의자'가 아니라 '특별한 사회주의자'라고 말한다.. 김규향 이 양반 독하다 ^^

요즘의 공권력에 의한 폭력 사태를 보면서 느끼는 점이 시민의식이 높아져 비폭력을 소리 높여 외치는 점이다. 이 책에서 비폭력주의는 오로지 폭력의 현장에서만 주장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폭력의 현장에서 멀찍이 떨어져 1년 내내 뺨 한번 맞을 일 없는 사람이 점잖은 얼굴로 '저항으로서 폭력도 폭력이다.'라고 뇌까리는 건 참으로 몰염치한 짓이며 폭력의 피해자에게 가해자의 폭력보다 더 끔찍한 폭력이 된다고 한다.. 참으로 쉬원한 말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