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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Books

국가란 무엇인가

by 우프 2018.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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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저 | 돌베개 | 2017년 01월 23일

책소개

2011년 정의롭고 바람직한 국가가 무엇인지 모색하는 과정에서 <국가란 무엇인가>를 출간한 바 있다. 자신의 정치적인 입장을 과감 없이 드러낸 책이었기에 시간이 지나면 낡은 이론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꾸준히 찾는 독자들이 있었고 새로운 사례들을 추가해 개정판을 내달라는 독자들도 적지 않았다. 저자는 국가를 보는 여러 가지 입장이 있음을 좀 더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국가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촛불 집회 이후를 상상하고, 훌륭한 국가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만들고 싶었다. 

개정신판 서문에서 유시민은 “초판본을 읽은 독자라면 개정신판을 굳이 읽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8쪽)고 밝힌다. 실제로 이 책은 초판의 구성과 기본 골조가 동일하다. 국가를 보는 입장을 세 가지로 분류(제1장~제3장)한 후에, 국가는 어떤 자질을 가진 사람이 다스려야 하며(제4장), 국가를 올바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핀다(제5장). 그리고 국가 변혁은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지(제6장), 진정한 진보 정치란 무엇이며(제7장), 국가가 이상으로 삼아야 할 가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제8장), 마지막으로 정치인에게 필요한 윤리는 무엇인지(제9장)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이 책은 초판과 같다고 할 수 없다. 유시민의 신변이 달라졌고, 정치 상황도 급변했으며, 시민들도 달라졌다. 개정신판에 그 변화들을 담았다. 올바른 국가의 모습이 무엇인지 질문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운 겨울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에게, 절망 속에서도 여전히 국가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가닿기를 바란다.


대학졸업 즈음부터 유시민의 강연을 시작으로 유시민이 낸 책을 많이 읽어본 터라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굳이 사서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시간이 흘려 박근혜가 탄핵으로 퇴임되고 이 책이 개정되어 다시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먼저, 국가의 본질과 역할을 보는 입장을 다음의 4가지로 분류하고, 각 국가론 관점에서의 국가를 설명하고 있다.

1. 국가주의 국가론: 전체주의 성향, 영국 철학자 토마스 홉스

2. 자유주의 국가론: 존 로크, 애덤 스미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 오늘날 모든 문명국가의 자유자들이 신봉하는 이론

3. 마르크스주의 국가론: 카를 마르크스가 창안

   - 한때 많은 지식인들이 신봉했지만, 현재는 위력을 상실함

4. 목적론적 국가론: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 민주정치가 중우정치와 참주정치 사이를 오가며 빚어낸 페해때문에 민주정치보다는 철인정치를 선호 -> 전체주의 위험성 내포


민주주의가 다른 정치 이념과 발전하듯이 자유주의 국가론과 목적론적 국가론은 결합할 수 있으며, 유시민이 생각하는 진보정치세력에게 필요한 국가론이 바로 이 것이라고 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국가론에 바탕을 두고 형성되는 국가를 미덕국가(美德國家) 또는 선행국가(善行國家)라고 부르자고 한다. 또한, 진보정치는 국가로 하여금 선을 행하게 하려는 활동이라는 생소한 정의 역시 주장하고 있다. 초딩스러운 질문이지만 '양심적 병역거부자'라는 용어를 보면 대게 사람들이 '그럼 군대간 사람은 비양심적이냐?'라고 물어보는 것 처럼, 국가론으로 본 보수정치는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보수주의도 선행이 배척된 개념은 아닐 것이고 다만 선행보다 우선시 되는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일진데 혹시나 유시민 작가를 만나게 되면 한 번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다.


이미 많이 논의된 주제인 소득이 높거나 낮은 계층과 높은 연령이 보수주의 경향을 띄고, 소득 중간층과 낮은 연령일 수록 진보주의 경향을 띄는 이유에 대해서도 해석을 시도하였다. 풍요로운 사람들은 오늘의 상황에 불만을 느낄 기회가 적어서 보수적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내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 보수적이며, 생활환경 변화에 적당한 압력을 느끼면서도 학습하고 사유할 여유가 있는 중산층이 가장 뚜렷한 진보주의 성형을 보인다. 또한, 젊은이들은 기존의 제도와 사유습성에 노출된 기간이 짧으며 지적 활동이 상대적으로 왕성하여 기존의 사유습성에 대한 집착이 덜하고 그것을 바꾸는 데 쓸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가 풍부한 반면 나이가 들 수록 기존의 사유습성은 더욱 강력한 지속성을 지니며 그것을 바꾸는 데 쓸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는 부족해진다. 사람에 따라 정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나이가 들 수록 점점 보수적으로 변하는 것은 불가피한 생물학적 필연이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평소 애국심의 정체에 대해 궁금한 적이 많았는데, 선인들의 애국심에 대한 설명도 다양했다. 톨스토이는 민족애, 조국애 또는 애국심은 이성으로 근절해야 하는 유해하고 근거없는 허위의 감정이다라고 했고, 피히테에게 애국심은 어떤 대상을 위해, 즉 언어에 의해 규정되는 민족집단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려는 의지, 르낭에게 애국심은 어느 민족 또는 국가에 귀속되어 함께 어떤 가치를 실현하려는 자신의 의지에 대한 사랑이라고 정의했다는 것 또한 소개한 점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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