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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저 | 창비 | 2022년 09월 02일 책소개 새삼스럽게 경탄스럽다! 압도적인 몰입감, 가슴 먹먹한 감동 정지아의 손끝에서 펼쳐지는 시대의 온기 미스터리 같은 한 남자가 헤쳐온 역사의 격랑 그 안에서 발견하는 끝끝내 강인한 우리의 인생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두루 입증받은 ‘리얼리스트’ 정지아가 무려 32년 만에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써내는 작품마다 삶의 현존을 정확하게 묘사하며 독자와 평단의 찬사를 받아온 작가는 이번에 역사의 상흔과 가족의 사랑을 엮어낸 대작을 선보임으로써 선 굵은 서사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한모금 청량음료 같은 해갈을 선사한다. 탁월한 언어적 세공으로 “한국소설의 새로운 화법을 제시”(문학평론가 정홍수)하기를 거듭해온 정지아는 한 시대를 풍미한 『빨치산의 딸』(1990) 이래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아버지 이야기를 다룬다. 소설은 ‘전직 빨치산’ 아버지의 죽음 이후 3일간의 시간만을 현재적 배경으로 다루지만, 장례식장에서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해방 이후 70년 현대사의 질곡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웅장한 스케일과 함께 손을 놓을 수 없는 몰입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것은 정지아만이 가능한 서사적 역량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진정한 묘미는 어쩌면 ‘가벼움’에 있다. “아버지가 죽었다. (…) 이런 젠장”으로 시작하는 첫 챕터에서 독자들은 감을 잡겠지만 이 책은 진중한 주제의식에도 불구하고 ‘각 잡고’ 진지한 소설이 아니다. 남도의 구수한 입말로 풀어낸 일화들은 저마다 서글프지만 피식피식 웃기고, “울분이 솟다 말고 ‘긍게 사람이제’ 한마디로 가슴이 따뜻”(추천사, 김미월)해진다. |
연구년으로 한국을 나오면서 혹시나 책을 읽을 기회가 그래도 조금은 있지 않을까 해서 꾸역꾸역 몇개의 책을 챙겨서 나온 것들 중 하나이다. 얇은 책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작가가 글을 잘 읽히게 쉽게 쓴 덕분에 오랜만에 재미있게 후다닥 읽을 수 있었다.
내용은 빨치산의 일원이었던 아버지가 죽고난 뒤 장례식장에서의 만난 사람들과의 다양한 인연들로 부터 아버지의 인생을 조금이나마 이해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내용이 특별히 충격적이거나 재미나기 보다는 빨치산 출산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진 부모님의 이력 때문에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들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화 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했다고 빨갱이라 욕하던 한국에서 정말 빨치산 있었던 사람들이기에 본인들 뿐만아니라 가족들까지 한국에서 산다는 것이 오죽이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간다. 그 아픔의 깊이를 안다기 보다는 단순히 그러한 아픔이 있음을 안다는 의미다.
2023년에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배경의 소설이 앞으로는 또 나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전쟁', '인민군', '북한', '빨치산', 어떻게 보면 이제는 좀 진부한 주제가 되어 버린 듯하기도 하다. 보수 정권이 들어서도 검찰을 통한 공포정치가 자행되어도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잠시 느려져도 우리 사회는 계속 진보하고 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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