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리차드 도킨슨의 이기적 유전자에 이은 인간의 진화 또는 발전의 역사를 설명하려고 하는 책이다. 이책도 더럽게 두껍다. 참고문헌 제외하고 585쪽이나 된다. 게다가 읽으면서도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보다는 그냥 활자를 읽기만 하는 현상이 너무 자주 발생해서 이게 책을 읽는 건지 그냥 글자를 읽는 건지 모를 지경이어서 더욱 책을 읽는데 오래 걸렸다. 아직도 나스스로 이 책을 이해하면서 읽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책 표지 뒷장에 저자 소개가 있다. 아니 뭐 이런 캐릭터가 있는지 이게 가능한 학위들인지 아니면 대충 코스웤만 하면 주는 학위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많다. 그리고 아무리 여러 학과에 겸임교수로 등록되었다고 해도 이렇게 다양한 학문의 학과에 겸임교수를 하다니 참 대단한 인물이라 생각부터 먼저 든다.
저자인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Nicholas A. Christakis)는 현재 예일대 학교 사회과학 미 자연과학 교수이자 사회학, 생태학, 진화생물학, 통계데이터과학, 생물의학공학, 의학, 경영학 교수로 재작하면서 예일대학교 인간본성연구소 소장과 네트워크과학연구소 공동 소장을 겸임하고 있다고 한다. 예일대 생물학 학사, 하버드 의과대학 박사학위와 공중보건학 석사 학위,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
책의 부제 '이기적 인간은 어떻게 좋은 사회를 만드는가?'가 이 책에서 저자가 이 책에서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리차드 도킨슨의 이기적 유전자에서 이기적인 유전자가 살아남기 위해 사람을 움직인다고 밝히고 있었다면, 이 책에서 그렇다면 이기적인 유전자에 의해 생존을 거듭한 인류들이 악한 방식이 아닌 선한 방식으로 사회가 발전되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낯설은 단어인 '사회성 모둠 (Social Suite)'이라는 협력의 유전자로 인해 인류가 상호간의 협력을 하는 방식이 생존에 유리했고, 또한 이러한 협력의 유전자에 의해 인류의 기술과 문화가 발전되어 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고등학교 때 배운 맹자의 성선설, 순자의 성악설 처럼 태어날 때 선하거나 악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다기 보다는 생존에 유리한 방식이 남다보니 악한 방향보다는 선한 방향으로 선택적으로 남게 되었다는 의미인 듯하다. 인간이 가족이 아닌 제3자인 친구에게 가족 이상의 우정이라는 감정을 가지는 것도 인간이 남을 도울 때 보람을 느끼는 것도 사람의 깊은 심연에서 선사시대 부터 새겨진 협력의 유전자 때문이다.
너무나 많은 책의 꼭지 중에 '나쁜 침팬지 대 착한 보노보: 동물의 자기 길들이기'가 가장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을 당시 유시민이 윤석열을 보노보노 보다는 침팬지에 가까운 기질을 가진다고 라디오인지 유튜브 방송에서 말한 것을 들었는데, 이 주제가 나오길래 신기해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어떠한 종 내에서 공격성을 줄이고 다른 유형성숙 형질의 선택을 선호할 수 있는 일종의 자연 "자기 길들이기"를 통해서 약 100만 년전의 보노보와 침팬치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침팬지는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는 반면 보노보는 친사회성 행동을 많이 한다. 인간의 경우 암컷의 까다로운 선택 (힘이 센 우두머리가 암컷들을 독차지 하는 것보다 암컷이 출산과 육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부일처제 형태 등)과 지나치게 공격적인 개인을 향한 집단 반대를 통해 침팬지보다는 보노보의 길과 유사한 방향으로 걸어왔음을 설명하고 있다. 침팬치는 먹이가 풍부하지 않은 환경에서 지내다보니 공격성을 가진 채로 살아남았지만, 인류의 경우 농업혁명 등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음식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감소함에 따라 침패치보다는 보노보와 같은 성향으로 살아왔다는 것이다.
두꺼운 책이고 어려운 내용이기는 하지만 긴 시간의 흐름속에서 거시적으로 우리 종에 대해 통찰력있게 바라보는 자세가 재미있었다.
블루프린트 이기적 인간은 어떻게 좋은 사회를 만드는가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저/이한음 역 | 부키 | 2022년 12월 20일
원제 : Blueprint: The Evolutionary Origins of a Good Society
책소개:
이 시대 최고 석학이 통섭 연구로 밝혀낸 인류 진화 역사의 놀라운 비밀우리는 서로 돕고, 배우고, 사랑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3개월짜리 아기도 사회생활을 알까?” “난파선 생존자들은 어떤 세상을 만들까?” “왜 바퀴 달린 동물은 없을까?” “입맞춤은 보편적 행동일까?” “왜 일부다처제 대신 일부일처제가 주류가 되었을까?” “남편과 아버지 없는 사회는 가능할까?” “우리는 왜 각자 얼굴이 다를까?” “왜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버릴까?” “동물도 우정을 나눌까?” “적의 적은 친구일까?” “공돈이 생기면 몇 대 몇으로 나눌까?” “유전자는 어디까지 효과를 미칠까?” “인간은 선할까 악할까?” “세상은 더 좋아질까 더 나빠질까?”
이 시대의 독보적인 석학, 통섭의 대가로 평가받는 니컬러스 크리스타키스 교수는 이 책에서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을 넘나드는 통섭 연구를 통해 인류 진화 역사의 비밀을 파헤치는 대장정에 나선다. 방대하고 치밀한 탐구 끝에 저자는 단언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정복하게 된 것은 두뇌나 근력 때문이 아니라 사회를 만드는 능력 덕분이라고. 진화의 역사를 보면 결국에는 선한 것들이 이기며, 진화의 궤적은 좋음(선함)을 향해 휘어져 있다고. 저자는 인간이 서로 돕고, 배우고, 사랑하는 능력, 좋은 사회를 만드는 보편적 특성을 지녔음을 과학적, 역사적으로 규명해낸다. 이 책은 이러한 공통된 인간성과 밝은 면이 인류 진화의 원동력으로 유전자에 프로그래밍되어 있음을 생생히 입증하면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도도한 낙관과 희망의 청사진을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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