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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Books

엄마 교과서

by 우프 2019.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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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해 놓은 책이 없어 책장을 뒤적이다 『엄마 교과서』라는 책을 찾아 읽게되었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육아 역시 항상 고민하게 되는 주제이기 때문에 책을 고르는데는 별 문제 없었다. 문제는 책의 프롤로그에 자자가 미국 뉴욕에서 정통 프로이트 학파의 연구소에서 정신분석 훈련을 했다고 말하면서 부터 시작되었다. 최근 프로이트 심리학과 대척점에 서있는 아들러 심리학을 다룬 『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사람의 행동은 경험에서 비롯되기 보다는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된다는 아들러 심리학이 머리속에 크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든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에 프로이트의 심리학에서 최대한 인과관계를 따지며 분석한 내용에서도 얻을 것도 있을 것이고 이를 잘 활용하겠다는 열린 자세로 책을 읽어나갔다. 

책을 읽으며 느끼는 것은 한마디로 "공허함"이었다. '뭐지 아이들을 키울 때 어떻게 하라는 거지?'라는 것과 '아이의 타고난 성격에 따라 잘 맞춰주어라.' 정도가 다인 것 같다. 무엇보다 아이의 미래 모습 대부분이 아이일 때 결정된다니 아이의 미래를 부모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부모로서의 책임감이 따르기 보다는 무엇인가 협박처럼 들려서 매우 기분이 나쁘기도 했다. 몇 가지 공감되는 부분만 정리하도록 한다.

첫 번째 훈육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훈육을 언제부터 어떻게 해야하나인 것인데, 저자는 말귀를 알아듣는 3세경 까지는 가급적 훈육을 피하고, 칭찬하면 자만해질까봐 인색하는 것 보다는 아이가 잘했을 때 진심으로 기뻐해라고 말하고 있다. 남에게 자랑하려 하지 말고, 그 기쁨을 아이와 나누어 충분히 행복하게 해주는 것으로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어린 시절 자신에 대한 나르시시즘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있다.

두 번째, 마음의 단면이라고 아래처럼 제시한 그림이 재미 있었다. 뭐 정확한 과학적인 이론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이 느끼는 사랑과 미움의 감정을 도식화한 것 같다. 일반적인 대인관계 (상사, 후배, 동료 등)에서 사랑과 미움의 감정은 멀어서 사랑하는 사람과 미워하는 사람들은 명확히 구분되고, 미워하는 사람은 안 보면 그만이지만, 친구, 형제자매, 부모연인으로 갈 수록 더 깊은 수준에서 만나 사랑과 증오가 뭉뚱그려져 있다.

세 번째, 성숙이란 말을 흔히 '어른스러운 행동'이라고 생각하는데, 심리학에서는 성숙한 사람을 유연한 사람으로 어린아이부터 자신의 나이까지 유연하게 왔다 갔다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고 한다. 어린아이 같은 천진함과 프로다운 비지니스 마인드를 적재적소에 사용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녀와 터 놓고 대화하자 해놓고 수세에 몰리면 권위를 내세우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부모라도 잘못한 것이 있으면 자녀에게 정중히 사과할 수 있는 것이 성숙한 마음이라고 한다. 

네 번째, 아빠가 밖에서 무슨 일을 하느지 모르는 아이들이 아빠의 노고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아이들이 보는 아빠의 모습은 주말에 집에서 늦게까지 자는 모습 정도로 아이의 시각으로는 아빠가 냉장고보다 쓸모없다는 시까지 나왔다. 심리적으로 아이들이 아빠를 지각하는 것은 엄마라는 창을 통해서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아빠를 냉장고보다 못한 시선으로 보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엄마가 아빠의 노고에 대해 이해하는 자세를 보여주어야만 한다. 

사실 육아서를 읽고 마음에 드는 책이 참 없는데, 이 책도 그리 도움이나 공감이 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웠다. 


엄마 교과서 아이랑 엄마랑 함께 행복해지는 육아

박경순 저 | 비룡소 | 2012년 06월 28일

책소개

정신분석학자가 전하는 스트레스 0%의 행복한 육아법.

심리상담가이자 특수치료 전문대학원 교수인 저자가 세 아이를 키운 ‘워킹맘’으로서의 경험과 정신분석학자로서의 학문적 이해를 기반으로 쓴 책. 저자 본인이 세 아이의 육아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을 때, 정통 프로이트 학파 연구소에서 받았던 정신분석 훈련은 저자에게 깊은 통찰력을 가져다주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정신분석학 대가들의 이론을 통해 영유아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이끌어내고, 엄마와 아이가 인격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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