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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Books

대변동 - 위기, 선택, 변화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by 우프 2020.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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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가 내용이 조금은 어렵고 책도 두껍지만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언젠가 읽어보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차이나는 클래스'에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나와서 한 강연을 보고  「대변동」이라는 책이 출판된 것을 알게되어 구입하여 읽게 되었다. 책 전체적으로는 현대의 7국가 (핀란드, 일본, 칠레, 인도네시아, 독일, 호주, 미국)에서 일어난 위기와 그에 대응한 방식을 비교하는 (comparative) 내용이다.

책에서 다룬 국가적 위기를 크게 3종류로 나누고 각 2개씩 나라의 위기를 다루고 있다. 먼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갑작스런 위기를 맞은 (핀란드와 일본), 내부적인 요인에 위한 위기를 맞은 (칠레와 인도네시아), 점진적으로 확대된 위기에 시달린 (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 국가들이다. 일본과 독일의 경우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나머지 국가들에대해서는 아는바가 그리 많지 않아 생소했던 내용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재미있었던 나라는 핀란드이다. 핀란드는 소련과 가장 긴 국경을 가진 민주주의 국가로 항상 소련으로부터의 위협에 시달리다 소련과의 '겨울전쟁'과 '계속전쟁'으로 10만명의 국민이 희생당하는 피해에도 끝내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유지해냈다. 겨울전쟁 당시 스웨덴에서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인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동맹국으로부터 도움을 거절 당하거나 도움을 받지 못하고 혼자의 힘으로 견뎌냈다는 것에서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전쟁이후 다른 나라들로 부터 '핀란드화'라는 조롱을 받으면서도 실용적으로 소련의 신뢰를 얻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외교정책으로 독립국가로 남았다는 점에서 연민을 느끼기도 했다. 소련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대통령 선거를 연기하고, 대통령 후보가 사퇴하고, 출판사가 출판 계획을 취소하고, 신문사가 자체 검열을 하고... 민주주의 국가가 자유라는 민주주의 권리를 위배하는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이 놀림감이 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런 외교정책이 겨울전쟁 당시 미국, 스웨덴, 독일, 영국, 프랑스의 도움을 받지 못한 쓰라린 기억으로 부터 "독립은 스스로 쟁취하는 것이고, 소련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핀란드를 신뢰할 때 핀란드도 안전하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것에서 안타깝지만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일본의 메이지시대나 2차세계대전과 관련된 내용은 익히 알고 있는 것이라 새로울 것은 없었지만, 일본이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은 정부부채, 여성의 역할, 추락하는 출산율, 고령화와 인구감소, 이민자 배척 문제들은 우리나라에서 거의 똑같은 문제가 있어 새겨볼 만한 것 같다. (아쉽게도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법 제시는 부족하다. 사실 이런 부분은 국민 전체적으로 의식이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 특별한 해법이 있기도 어렵긴 하다.)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에서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꼬집은 부분은 독일과 달리 일본이 원폭의 피해에 대한 강조만 할 뿐 2차 세계대전 당시 주변국에 끼친 피해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보상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미국의 학자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니 다행이다 싶었다.

마지막으로 오스트레일리아가 말로만 영연방이 아니라 정말 영국의 나라로 자신들을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충성슨러운 영국인'이라고 생각한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영국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 전쟁 선포했을 때 오스트레일리아는 지체없이 영국을 지원하고 영국을 '우리' 조국이라 생각할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500만명의 인구중 40만명의 병력을 파견했는데 총인구 중 군복무가 가능한 인원의 절반이 넘는다고 하니 그들의 조국에 대한 사랑이 말만이 아니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한 생각이 깨진 것은 2차 세계대전 영국이 일본에게 싱가포르를 양도하면서 오스트레일리아가 일본의 공격에 노출되면서 부터이다. 영국이 오스트레일리아를 지켜주지 못하면서 오스트레일리아에게 중대한 위협은 아시아에 있음을 깨닫게 되고 아시아에 문호를 개방하며 백호주의도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흐름으로 1950년대 초 가장 큰 무역상대국이 영국이었지만, 1980년대에는 일본, 미국으로 변화하게 되었다고 한다.

《총균쇠》처럼 큰 감흥은 없었지만 몰랐던 다른 나라들의 위기의 역사를 살펴본다는 점에서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드는 의문은 과연 우리나라도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라는 강대국 사이에서 핀란드와 같이 실용적인 노선으로 행동하여야 하는 것인지? 민주주의의 가치를 꿋꿋이 지켜나가야 하는 것인지? 이다. 내 생각과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인식은 후자에 가깝다고 생각되는데,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전자와 같은 실용주의 노선이 맞다고 하는 것 같다. 앞으로의 시대에는 일반 국민들의 시각이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증을 남게 되는 책이었다.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저/강주헌 역 | 김영사 | 2019년 06월 10일 | 원서 : Upheaval


글로벌 베스트셀러 『어제까지의 세계』 이후 6년 만의 신작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60년 문명탐사 결정판!
세계 최초 한국어판 영어판 동시 출간

세계를 움직이는 석학 중의 석학, 문화인류학에서 역사, 과학, 미래 전망까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위대한 지성,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문명연구 총결산 ‘미래의 기회’ 편! 문명의 흥망성쇠를 탐사한 『총, 균, 쇠』, 『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에 이어 위기, 선택, 변화로 달라지는 미래를 완벽하게 통찰한 역작. 위기 해결에 영향을 미치는 12가지 요인, 대변동을 극복하고 성공한 국가 연구, 일본과 미국의 당면한 문제와 변화 가능성, 그리고 앞으로의 세계 전망까지. 나와 세계의 미래를 구하는 강력한 해법!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번 신작을 통해 시대와 공간을 아우르는 큰 그림을 마침내 완성하였다. 그의 60년 문명연구 총결산이 된 대망의 4부작은 이제 미래 역사로 나아간다.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까. 성공과 자멸을 결정짓는 터닝 포인트는 무엇일까. 다이아몬드 교수의 특기인 눈부신 비교 연구, 역사학 지리학 언어학 인류학 생물학 그리고 심리학까지 총망라한 압도적인 지식, 문명의 어제와 오늘을 가로지르는 번뜩이는 통찰은 지금까지의 모든 저작을 넘어서며 미래를 위한 지혜와 해법을 선사한다.

미래의 길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다이아몬드 교수는 우선 무엇이 ‘위기’인지 정의하고, 위기 해결에 영향을 주는 12가지 요인을 분석한다. 그리고 변화를 요구하는 내·외부적 압력에 성공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선택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외부적 요인으로 갑작스레 격변을 맞은 두 국가(핀란드와 일본), 내부적 갈등으로 위기에 처한 두 국가(칠레와 인도네시아), 점진적으로 확대된 위기에 시달린 두 국가(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 등 다층적 비교 연구는 고통스럽지만 정직한 자기평가와 대응이 근현대의 격동기를 어떻게 극복하게 했는지를 실제 역사적 사례로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오늘날의 일본과 미국, 세계가 직면한 대변동을 해설하고 현재와 미래의 변화 가능성을 제시한다. 국가 간 불평등, 환경 자원의 부족, 기후변화, 핵전쟁, 인구 변동 문제를 어떻게 타개할 수 있을지, 이후 세계의 전망과 과제를 냉철하게 파헤친다. 마지막으로 ‘위기는 변화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유발 하라리의 추천사대로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는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하는 이 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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