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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Books

아몬드

by 우프 2021.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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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가 풀 수학문제집을 사러 서점에 들렀다가 눈에 띄어 구입한 책이다. 아몬드... 사람이름인가? 견과류 아몬드를 말하는 걸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던 것 같다. 쓱 지나보다 책을 고르기 마련이라 책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면서도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책 제목을 고르는 것이 참 중요하다 싶다. 예전에 제미있게 읽었던 '나미야 잡화점의 비밀' 처럼 술술 읽히는 책이었으면 좋겠다는 내 예감은 다행히 적중했다. 저자의 문체가 좋아서겠지만 책의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고 앞의 내용을 되새김해야할 정도로 복잡하지도 어려운 단어가 사용되지도 않아 술술 읽기에 딱 좋았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저자는 몇달 또는 몇년을 고민하며 지은 창작물이지만 독자에게 읽히는 것은 고작 몇일이라는 것이 재미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 블로그 포스트도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는 글이지만, 읽는 사람보다는 2배 이상의 시간이 들었으리라.... 물론 이 블로그 포스트는 혹시나 이 글을 읽을 사람이 아닌 단순히 나를 위한 글이기에 책의 저자와는 다르지만 말이다.

주인공 윤재는 머리속 편도체라는 아몬드처럼 생긴 기관의 크기가 정상보다 작아 공포, 불안감 등의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다. 책의 서문에는 이러한 감정 표현 불능증 '알렉시티미아'라고 해설하고 있다. 언젠가 부터 범죄자들의 이름과 함께 많이 나오는 단어 '사이코패스' 또는 '소시오패스'와 닮았지만 또 조금은 질병 또는 장애이다. 사이코패스가 감정이 결여돼 스스로의 행동(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데 주로 편도체외 전두엽이 제대로 본래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선천적인 요인이 원인인 반면, 소시오패스는 유전적 성향보다는 성장환경에 의해 후천적으로 감정이 결여되어 도덕적인 구분이 가능하지만 타인의 고통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정신 장애를 의미한다고 한다. 아마도 이 책의 주인공은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소시오패스보다는 사이코패스에 가깝지만, 전두엽에는 큰 문제 없이 편도체가 문제여서 사이코패스와는 또 다른 형태인 듯하다. 아마도 작가가 손쉬운 사이코패스보다는 이러한 알렉시티미아라는 증상을 가진 캐릭터를 찾아낸 것 자체가 이 책을 적기 시작한 가장 큰 동기거나 시발점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선천적으로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윤재'가 혼자가 된 후 타인의 감정을 개의치않고 자신의 강함만을 표출하고 싶어 하는 '곤이'를 만나면서 대부분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곤이는 처음에는 자신의 강함을 무서워하지 않는 윤재를 괴롭히다가 편견을 가지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는 윤재와 가까워진다. 곤이가 집을 나가고 나서도 두려운 감정이 없는 덕분에 곤이를 찾아나서다 다치는 상황에까지 이르른다. 아마도 편견과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 있는 무서움이라는 감정의 단점들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반면에 자기 자식의 감정을 전혀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윤교수'와 풍부한 감성을 가진 '도라'를 보여줌으로서 감정을 통하여 사람들과의 소통하지 못한 경우의 불행과 감정 교류를 통한 따뜻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편견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지 말고 감정을 교류하는 사람들이 되자 정도가 혹시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하여 하고 싶은 말이었을까? 결론을 쉽게 맺기는 어렵지만 감정이라는 존재에대해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아몬드 [ 양장 ]
손원평 저 | 창비 | 2017년 03월 31일 | 번역서 : Almond

책소개
공감 불능 사회, 차가움을 녹이는 아몬드
매혹적인 문체, 독특한 캐릭터, 속도감 넘치는 전개!
“고통과 공감의 능력을 깨우치게 할 강력한 소설”

영화보다 강렬하고 드라마처럼 팽팽한, 완전히 새로운 소설이 나타났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로, 첫 장부터 강렬한 사건으로 시작해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흡입력 강한 작품이다. 또한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해진 ‘공감 불능’인 이 시대에 큰 울림을 주는 소설로, 작품 속 인물들이 타인과 관계 맺고 슬픔에 공감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탁월하게 묘사했다. 영화처럼 펼쳐지는 극적인 사건과 매혹적인 문체로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을 것이다. 『완득이』 『위저드 베이커리』를 잇는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는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 독특한 캐릭터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의 이면을 읽어 내지 못하고 공포도 분노도 잘 느끼지 못하는 윤재는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가까스로 버텨 오고 있다. 엄마에게서 남이 웃으면 따라 웃고, 호의를 보이면 고맙다고 말하는 식의 ‘주입식’ 감정 교육을 받기도 한다. 세상을 곧이곧대로만 보는 아이, ‘괴물’이라고 손가락질받던 윤재는 어느 날 비극적인 사건을 맞아 가족을 잃게 되면서 이 세상에 홀로 남는다.
그런데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던 순간에 윤재 곁에 새로운 인연이 다가온다. 어두운 상처를 간직한 아이 ‘곤이’나 그와 반대로 맑은 감성을 지닌 아이 ‘도라’,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심 박사’ 등이 그러한 인물들이다. 윤재와 이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럼에도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상실을 애도할 시간, 감정을 보듬을 여유를 잃어버린 채 살고 있는 독자들은 윤재를 응원하면서 자신의 마음 또한 되돌아볼 기회를 얻을 것이다. 윤재의 덤덤한 어조는 역설적으로 읽는 이의 가슴을 더욱 슬프게 저미며, 독자는 이 작품을 통해 깊고 진실한 감정의 고양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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