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출장시 들렀던 공항내 서점에서 비행기나 여행지에서 시간될 때 읽을 요량으로 가급적이면 두껍지 않은 책으로 고르고 골라서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구입했다. 사실 전에 읽었던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 크게 느끼는 바가 없었기에 이 책을 굳이 골라야할까 고민 했지만, 그 동안 한강이 노벨상을 받았다는 사실 때문에 더 읽어보고 싶었다.
소설이 2인칭 시점으로 시작되는데, 1인칭이나 3인칭 시점에 익숙했던 터라 2인칭 시점이 꽤나 읽기에 난감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 내용적으로는 5.18 민주화 운동을 어릴 때 다큐멘터리 방송이었던 '이제는 말할 수 있다'부터 최근까지 나온 다양한 영화들로 부터 그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많이 접했기 때문에 소설 내용상 특별히 새롭거나 충격적이거나 한 부분은 없었다. 그 당시 사건들이 무덤덤하거나 아무런 일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내용적으로 새로운 것는 없었다는 의미이다.
다만, 이 소설의 주인공 격인 동호라는 인물이 문재학 열사이고, 그 분이 겪었을 일을 소설로 풀었다는 점이 조금 더 감정이입이 되기도 했다. 아래 기사 글에서 문재학 열사의 5.18 당시 교련복을 입는 시신으로 옮겨지는 사진도 볼 수 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0111001001
한강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울컥 “5·18 세계에 알려줘 고마워”
“사람들이 다 알아야지 우리만 알면 쓴대요. 이제는 세계가 다 5·18을 알겠지요.” 김길자씨(85)는 11일 소설가 한강(54)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마음이 울컥하고 눈물이 났다”고 했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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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 다른 것보다 광주를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한국에 살면서 광주에 갔던 기억은 예전 직장에서 신입직원 교육으로 간 경험 한 번 밖에 없다. 다음에 광주를 간다면, 상무대, 전남도청, 5.18묘역 등을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소설을 읽고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많을 것 같아, 광주에서 5.18과 관련된 투어상품 같은 것들도 잘 되어 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5.18이 단순히 콘텐츠로 소비될 역사가 아니라 한국사람들에게 역사의 현장으로서 배워야할 역사적인 사건으로 이 책과 엮어서 스토리텔링만 잘 되면 충분히 괜찮은 소재가 아닐까 싶다.
내용은 가볍지 않지만, 책의 물리적 무게 만큼은 가벼웠던 소설이었다... ?
책의 물리적 무게는 가벼웠지만, 내용 만큼은 가볍지 않았던 소설이었다..!
p. 79 당신들을 읽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
p. 99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p.213 이제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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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 한강 저 | 창비 | 2014년 05월 19일 | 번역서 : Human Acts |
책소개 말라파르테 문학상, 만해문학상 수상작 우리 시대의 소설 『소년이 온다』 2014년 만해문학상,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하고 전세계 20여개국에 번역 출간되며 세계를 사로잡은 우리 시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이 작품은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에게 “눈을 뗄 수 없는, 보편적이며 깊은 울림”(뉴욕타임즈),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다룬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소설”(가디언),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문학평론가 신형철)이라는 찬사를 선사한 작품으로, 그간 많은 독자들에게 광주의 상처를 깨우치고 함께 아파하는 문학적인 헌사로 높은 관심과 찬사를 받아왔다. 『소년이 온다』는 ‘상처의 구조에 대한 투시와 천착의 서사’를 통해 한강만이 풀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1980년 5월을 새롭게 조명하며, 무고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진심 어린 문장들로 5·18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가장 한국적인 서사로 세계를 사로잡은 한강 문학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작품. 인간의 잔혹함과 위대함을 동시에 증언하는 이 충일한 서사는 이렇듯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인간 역사의 보편성을 보여주며 훼손되지 말아야 할 인간성을 절박하게 복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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