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자기소개서 어떻게 써야 할까?

출처 : 매일경제
URL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07&no=164593

지난해 9월 STX 신입사원 공채에 응시한 A씨. 명문 사립대 출신에 4점대 학점, 950점대 토익점수 등 이른바 괜찮은 '스펙'으로 서류심사 통과를 자신했으나 보기 좋게 떨어졌다 . STX조선에 지원하면서 자기소개서에 회사명을 (주)STX로 써 넣은 것이 패착이었다 . 이 회사인사담당자는 "지원 회사명을 헷갈린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입사 의지가 결여돼 있다는 얘기"라며 "더 볼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자기소개서에서 무엇을 찾고자 하는 것인지, 또 어떤 자기소개서가 인사담당자 눈길을 끄는지 하나투어, STX, 기업은행, 굿모닝신한증권, 하이닉스반도체 등 5개 기업 인사담당 실무자에게 물어봤다.

기업은행이 지난해 12월 공채에서 최종 선발한 신입사원 중에는 외국어 점수를 아예 제출하지 않거나 학점이 3점대 미만인 지원자가 여럿 포함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솔직하고 충실하게 잘 쓰인 자기소개서에서 영업맨으로 대성할 자질을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입사원 공채가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과 심층면접 2단계 전형으로 이뤄지면서 자기소개서가 서류전형 단계에서 절대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 인사담당자들은 학점, 영어점수 등 다른 모든 스펙을 합쳐도 잘 쓴 자기소개서 하나를 못당한다고 말한다. 

 

◆ 자기소개서 기본은 '열정'과 '준비' = 양경서 하나투어 과장은 "학점, 토익 등 기본 자격요건이 아무리 좋아도 자기소개서가 무성의하면 탈락시킨다"고 밝혔다.

자기소개서는 회사에 들어오려는 개인 의지를 담은 글인데 '열정'이 느껴지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순범 하이닉스반도체 과장은 "하이닉스공채에서는 어떤 준비를 했느냐가 포인트다 . 예를 들어 반도체부문 지원자가 이동통신 과목 수강경력을 장황하게 기술한다면 헛다리를 짚은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덕 신한증권 과장은 "증권과 관련한 개인적 경험, 자격증 등 구체적 준비내용이 들어간 소개서에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김철수 STX 과장은 지원분야와 관련된 준비 정도와 함께 입사 후 장래포부를 주목해서 살핀다고 밝혔다.

박태상 기업은행 과장은 "은행원의 기본소양인 긍정적 사고와 지치지 않는 열정을 본다"고 했다.

대부분 기업은 온라인 서류전형을 실시하는데 자기소개서의 경우 5~6가지 질문을 제시한 뒤 정해진 분량의 답변을 요구하는 것이 보통이다 . 모든 질문에 똑같은 비중을 두는 것은 아니다 . 취업포털 커리어 정명구 팀장은 "언제, 어디에서 태어나 어떻게 자랐다는 식의 성장배경은 가능한 한 압축하라"고 조언했다.

◆ 잘된 소개서, 이점이 다르다 = 제한된 시간 안에 수천, 수만 장 자기소개서를 읽어야 하는 인사담당자들은 나름대로 '감식안'을 갖고 자기소개서를 순식간에 훑어내린다 . 소개서 한 장에 투입하는 시간은 길어야 2~3분이다 . 짧은 시간 안에 인사담당자 머릿속에 '임팩트'를 줘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하나투어 인사팀은 '하ㆍ나ㆍ투ㆍ어'로 4행시를 지어 입사 후 포부를 밝힌 한 지원자 소개서에 감동했다 . '하나의 목소리에도 귀기울이겠습니다 . 나아가 모두의 필요와 욕구를 채우겠습니다 . 투명한 경영, 최고의 서비스. 어서 세계 최고의 여행종합그룹으로 만들겠습니다'. "단순히 튀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차별된 시도에 진실성이 담겨 있어서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명구 커리어 팀장은 "PR광고 문안 쓰듯 소개서를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 기존의 문방구 이력서 기술 형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해 전면에 노출시키라고 조언한다.


[노원명 기자]